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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 (경향신문)‘공천 벽’ 뚫었지만 , 거리에선 “아이고, 여자가”…또 편견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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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4-23 14:54 조회9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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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②‘공천 벽’ 뚫었지만 , 거리에선 “아이고, 여자가”…또 편견의 벽
 
여성 후보들의 분투기
 
4·15 총선에서 경북 경주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다은 후보(34)는 지역 유권자들의 편견에 맞닥뜨리곤 한다. 거리에서 인사하면 “아이고, 여자가…”라고 못마땅해하는 어르신을 자주 만난다. “집에서 아(애)나 키우지”라는 말도 들었다. 정 후보는 “아버님, 경주는 여왕도 나온 곳”이라거나 “요즘 여자들이 똑똑한 거 아시잖아요”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친다.
 
공천받더라도 ‘험지’ 배정
학연·지연의 남성 조직문화
선거운동에서도 제약 많아
유럽은 여성 할당 30% 의무
남성 공천 상한제 등 논의해야
 
4·15 총선 지역구 후보자 5명 중 1명은 여성(19.1%)이다. 전체 253개 지역구 중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여성 후보는 각각 12.6%(32명), 11.0%(26명)에 불과하다. 지난 총선에 견주면 양적으론 늘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나 성평등 시대를 감안하면 부족한 현실이다. 여성 후보들은 당내 ‘공천’이라는 벽을 통과해도 본선에서는 사회적 편견과 자원 부족, 남성 카르텔이라는 강고한 벽에 부딪힌다.
 
유권자의 인식은 개선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 도전했다가 이번에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정의당 오현주 후보(40)는 “결혼했느냐는 질문을 받는 횟수가 10년 전보다 확 줄었다. 결혼 여부를 묻는 것이 실례라는 인식의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병에 두 번째 출마한 정의당 신현자 후보(48)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줄어서인지 악수하면서 손바닥을 긁는다거나 팔뚝을 만진다거나 술을 따라보라는 유권자가 줄었다”고 했다. 정당의 성인지 감수성도 변하고 있다. 신 후보는 “예전엔 여성 후보가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면 ‘후보는 참아야 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아무리 유권자라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제도는 여전히 여성 정치인에게 불리하다. 청년·비혼 여성들은 배우자와 직계가족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선거법 관문도 돌파해야 한다. 기혼 여성은 정치와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정다은 후보가 정치에 ‘올인’할 수 있었던 것은 친정어머니 도움 덕분이다. 정 후보 어머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요양보호사로 일했지만 최근 일을 중단했다. 서울 광진을의 고민정 후보(40)도 육아를 전담하는 남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이 양육 문제를 여성에게 묻는 것 자체가 성평등 인식과 배치된다. 남성 후보라면 받지 않을 질문이기 때문이다.
 
여성 후보는 초·중·고교 동창회나 종친회, 향우회에서도 선거운동을 하기 어렵다. 지연·학연이라는 강고한 틀은 남성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해 왔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통합당 이인선 후보(60)는 “여성은 남성보다 학연·지연 의존도가 작다. 남자들은 고교나 대학 동문 모임이 든든한 언덕이지만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생활에 제한이 있다”고 했다. 흔히 말하는 지역 내 명문고는 대부분 남고라 여성 후보는 자연스레 학연에서 배제된다. 인천 미추홀을에 출마한 민주당 남영희 후보(48)는 경선 땐 “남성 후보를 밀어주는 조직문화”를 겪었다가, 경선에서 이긴 후에야 각종 지역단체나 기관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여성 정치인에게 근본적인 벽은 남성 정치인들의 견고한 카르텔, 공천의 벽이다. 여성 정치인에게 공천 기회가 오는 경우도 많지 않은 데다 경선이 있어도 조직적으로 밀린다. 진입장벽이 높아 여성 정치인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거대 양당이 선거 때마다 ‘자랑하는’ 여성 가산점은 이번 공천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민주당에선 홍미영 전 의원(인천 부평을), 통합당에선 민현주 전 의원(인천 연수을)과 이두아 전 의원(대구 달서갑)이 지도부의 단수공천 결정 번복에 부딪히거나 어렵사리 경선을 치러 가산점을 받고도 패했다. 여성 가산점 제도가 상대점수에서 절대점수로 바뀐 탓에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수공천을 받더라도 ‘험지’에 배치되거나, 남성 후보 단수공천으로 경선 기회를 아예 박탈당하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경우 당세가 약한 지역에 출마한 여성 후보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 여성 후보 32명 중 대구·경북·부산에 출마한 후보는 7명이다. 통합당 험지 후보까지 합하면 13명에 달한다.
 
여성단체들은 “선거법을 개정해 여성 할당제 30%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로 번번이 무산됐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남성은 70% 이상 공천하지 못하도록 ‘남성 공천 상한제’를 실시하고, 동수 공천과 함께 장애인·청년 등의 할당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022133025&code=910110#csidxb3beb47a5d1c928ae33f09ac28386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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