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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6] (미디어스) "미투 다음은 여성 정치 세력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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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9-27 11:27 조회1,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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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다음은 여성 정치 세력화다”[토론회] ‘미투에서 여성 정치까지-사회적 주변자에서 정치적 주체로’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최초의 사법적 판단이자 사회적 응답이었던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1심 판결에 무죄가 선고되자, 미투 운동을 강화하고 정치적으로 재조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시민정치포럼(이정미·진선미·홍익표 의원 공동대표)은 진선미 의원실 주관으로 2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9 간담회실에서 ‘미투에서 여성 정치까지–사회적 주변자에서 정치적 주체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무죄판결을 포함, 사회 및 정치 영역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남성적 권력을 규탄하는 목소리와 다양한 해결 방안이 제시됐다.

이정미 공동대표는 환영사에서 ”1987년 노동항쟁 이후 세상 바깥으로 밀려 있던 노동자들이 엄연한 주체의 지위를 확보한 것처럼, 촛불혁명 이후 미투 운동으로 여성이 국민적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안희정 전 지사 재판 결과를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투 운동 이후 여성들을 위한 수많은 입법안이 발의됐으나 제대로 다뤄지지도, 통과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신기영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교수는 여성 정치인의 대거 진출과 성폭력 관련법 개정으로 이어졌던 1991년 ‘아니타 힐’ 사건을 선례로 들며 미투 운동이 개별 가해자의 처벌을 넘어 가부장적 정치 권력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니타 힐’ 사건은 흑인 여성 변호사 아니타 힐이 1991년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에서 당시 대법관 후보이자 자신의 상사인 클레런스 토마스의 성희롱을 고발하며 시작됐다. 아니타 힐의 목소리는 전원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청문회 위원회로부터 신뢰성 부족이라는 결론으로 묵살되고, 토마스는 결국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

하지만 아니타 힐의 청문회 과정은 여성들에게 정치 참여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웠다. 특히 그다음 해인 1992년은 5%대에 불과했던 미국 하원에서의 여성의원의 비율이 그 두 배인 11%를 달성함으로써 미국 선거 사상 처음 하원 여성의원 비율이 10%대를 넘어선 역사적인 해로 기록되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성희롱 관련법의 개정으로 이어지며 ‘여성의 해’로 명명되는 계기가 됐다.

신 교수는 “올해 초의 미투 운동도 미국 여성들의 정치 참여로 이어졌다. 22일 기준 미국 중간선거 경선결과 상·하원 및 주지사 후보자, 경선 승리자 모두 역대 최고수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미국에 비해 한국의 권력 기관들은 남성들이 독점하고 있어 미투 운동도 외로운 목소리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연대의 기반이 형성된 지금, 성 평등 민주주의를 요구해야 할 때”라며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미투 운동 관련 정치권에 대한 평가, 미투 운동의 효과적인 정치 세력화를 위한 방안, 여성 임원 할당제 등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로 이뤄졌다. 

김은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은 “올해 지방선거는 미투 운동 한복판에서 이뤄졌다. 지방선거 결과 자체만 보면 여성 기초의원 비율은 평균 30%로 임계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젠더 이슈에 대해 제대로 평가되었는가에 의문이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느냐 마느냐로 축약된 측면이 있다. 특히 압도적 승리를 가져갔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위 ‘아재 지도’로 불렸던 광역단체장 후보 지도가 대표적이다. (남성 편향적인) 결과도 문제인데 자랑하는 행태를 보며 기함했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의원은 이어 “미투를 통해 한국 사회 여성들의 보는 눈, 말하는 입이 달라졌다. 하지만 그것을 듣고 이행해야 하는 정치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미국 법학자 캐서린 매키넌은 ’제도의 배반이 가장 큰 트라우마’라고 했다. 그런데 그 제도를 만들고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는 국회는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여성이 신뢰를 거두고 있는 현상에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신뢰를 제대로 회복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여성들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려가게 되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윤지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에서 미투 운동이 정치적으로 큰 성과를 이루어 낸 데 반해 국내에서는 그 정치적 영향이 미미한 것에 대해 “한국에서는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 법조계, 정치계 등 영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 탓”이라며 진단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궁극적으로 미투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서 문화예술계, 법조계, 정치계 영역을 뛰어넘는 미투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모든 정치 이슈를 권력의 대립이나 정치 공작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국회에 계류되거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여성 할당제 문제를 지적했다. 조 입법조사관은 “만약 도지사가 여성이었거나 고위직에 여성이 많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미투와 다른 양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성들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여성들 내부의 균열로 미투 운동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어려움을 고민하는 논의가 오갔다.

이정미 공동대표는 “지금 미투 운동에서 답답한 부분이 있다. 정치 권력을 조직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권력의 힘이 중요한데, 한국 사회는 지금 (이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반여성주의 세력은 똘똘 뭉쳐서 들어오는데 여성주의 세력 안에서는 굉장히 잘게 분절돼 함께 묶을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에 대해 “촛불혁명 이후 벌어진 미투 운동의 정치적 맥락은 거대한 적폐를 무너뜨리고 동등하게 (정치에) 참여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최근 여러 행보는 여성들을 더욱 정치 외곽으로 몰아내며 과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여성에게 국가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약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가인데도 국가를 버린다는 굉장히 위험한 전략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우리 객원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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