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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8] (한국일보) 여자가 똑똑하면 밉상? 총선 여풍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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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5-16 16:26 조회1,9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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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헌정사상 최다인 51명의 여성 당선자를 배출하며 여성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여성이 똑똑한 척을 하면 밉상"이라는 여당 최고위원의 조언과는 달리, 개개인의 인물경쟁력을 앞세운 이들이 지역구에서 대거 당선되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천 과정의 여성 홀대 논란과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성차별과 혐오의 시선은 아쉬움을 남겼다. 총선 속 '여성 이슈'를 돌아봤다.
 
 
'똑순이' 남인순, 김을동 꺾다
 
지난 13일 치른 총선에서 서울 송파병 지역구는 여야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맞붙었다. 3선에 도전하는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이 지역구 수성에 나선 가운데, 비례대표였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친박연대' 출신의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이자 현 여당의 최고위원, '삼둥이 할머니' '장군의 손녀'로 인지도가 높은 김 의원에게 '여성운동가' 출신의 남 의원이 선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두 의원의 맞대결은 관심을 모았다. 송파병은 강남벨트 중 한 곳으로 여야 모두 전력을 쏟는 지역적 특성도 있지만, 전국에서 여야를 대표하는 현역 여성 정치인이 맞붙는 유일한 곳이었다. 김 의원이 지난2월 '새누리당 제20대 총선 여성 예비 후보자 대회'에서 멘토로 참석해 "여성이 너무 똑똑한 척을 하면 밉상을 산다"는 여성 차별적 시각이 담긴 조언을 해 시민단체들의 집중 낙선운동 대상에 선정된 영향도 있다.
결과는 '일하는 똑순이'를 자임했던 남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두 여성 의원의 혈투가 던지는 시사점은 뭘까. 한 여성계 인사는 "여성 정치인이어도 성 감수성이 없으면 여성의 현실이 얼마든지 퇴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단체 대표 출신으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남 의원의 재선이 반갑다"며 "19대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여성의 생활과 밀착된 입법활동에 적극적이었던 남 의원이 인물 경쟁력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구의 반란… 총선에 분 여풍
 
이번 총선에서는 여성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 가운데 51명(26.5%%)이 여성이다. 이 가운데 26명은 지역구 당선자다. 물론 여성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 한다는 점에서 300명 중 51명이라는 숫자는 아쉽지만, 19대의 47명에 비해 1.3%p 오른 역대 최다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이 6명, 더민주당이 17명, 국민의당이 2명, 정의당이 1명이다.
'여풍(女風)'의 주역은 남 의원처럼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들이다. 수도권에선 더민주당의 초선들의 도전이 눈에 띄었다. 전현희(서울 강남을), 진선미(서울 강동갑), 한정애(서울 강서병), 이언주(경기 광명을) 당선자 등이다. 지역구에서 오롯이 인물 경쟁력을 내세워 정치 신인들도 있다. 새누리당에선 김정재(경북 포항북), 더불어민주당에선 손혜원(서울 마포을)·백혜련(경기 수원을) 당선자가 있다.
 
3선에 성공한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대표의 경우 할당된 여성 몫이 있어 자동 보장된 면이 있지만, 지역구에서 여성들이 당선되지 않는 부분은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고 각 당이 의지를 보여야 했는데 이번 총선 지역구에서 여성 의원들이 상당수 늘어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여성정치인 최다 배출의 그늘
 
여성의원들의 지역구 선전은 예상을 뛰어 넘는 쾌거지만, 공천 과정에서 '유리천장'은 여전했다. 지역구 공천에서 여야 모두 여성을 단수·우선 공천하는데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비례 공천에선 여성 배정 비율을 어기거나 남녀교호순번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당의 여성 비례 의원들의 자질 논란은 인물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때문에 여성정치인 최다 배출이라는 결과는 인물 경쟁력에 기댄 결과일 뿐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더민주당의 경우, 공천 홀대 논란 와중에서도 현역 비례 의원들이 경선에 출마해 우여곡절 끝에 출전 기회를 거머쥐었다. 반면, 새누리당의 19대 비례의원 가운데 재선에 도전했던 8명은 모두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총선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도 아쉬움을 남겼다. 여당 최고위원의 ‘여성 차별적’발언만이 문제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홍보 영상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 “여성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도 총선 테마송을 만든 '중식이밴드'가 과거 발표한 일부 자작곡의 가사가 여성혐오적 시선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우리가 바라는 여성 정치인은
 
여성정치인이 늘어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여성계는 "현재의 남성중심적 정치를 탈피하고 사회적 소수자·약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여성 의원이 국회에 많이 진출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 중 하나가 여성정책의 증가"라며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을 입안하는 국회에서 더 많이 반영되고, 정치적 언어로 표현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에선 여성유권자의 이해가 더 많이 표출되고 국회가 여성정책을 포함한 사회현안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정치인 시대'에 임하는 여성 정치인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서울 강남을의 전현희 당선자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의원들이 많이 탄생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의원들의 비중이 아주 낮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남성중심의 정치판에 여성들이 진출을 하게 되면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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