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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4] (여성신문) 촛불 1년, 광장에 섰던 여성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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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11-13 13:14 조회1,5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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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광장에 섰던 여성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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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4차 '2016 민중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촛불 집회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정황이 하나씩 드러나자 분노한 시민들은 10월 29일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헌정 질서를 파괴한 국가권력에 평화시위로 저항권을 행사해 사실상 축출해낸 국민의 승리였다.

‘박근혜 퇴진’은 광장에 선 모든 참여자들의 공통된 구호였다. 시민들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부패한 권력에 대한 거부와 저항을 표현하고 민주주의의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촛불시민은 결코 하나의 단일 집단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이념·세대·성·지역·계층의 다양한 시민이 존재했다. 광장은 집단적 구호, 삼삼오오 시위대들의 산발적 외침, 개별적 자유 발언, 팻말과 깃발, 퍼포먼스를 통해 각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정치·사회·경제에 대한 희망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여성들은 탄핵 국면에서 난무한 여성혐오에도 맞섰다.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성은 비난의 수단을 넘어 문제의 근원처럼 치부됐다. 국민의당의 박지원 전 대표는 ‘향후 100년간 여자 대통령은 꿈도 꾸지 말라’며 여성들에게 연대 책임을 물은 것이다.

광장의 일부 시민은 이같은 차별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해일이 몰려오는데 조개나 줍고있다’는 프레임에 가두기도 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과정에서 소수와 약자에 대한 차별은 나중해 해결해도 되는 것쯤으로 배제하고 억압하는 모순도 드러났다. 광장 한 켠에 등장한 ‘페미존’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저항하고 평등을 외치는 공간이 됐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만났던 여성들을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들은 촛불혁명 전과 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했다고 보는지, 앞으로 어떤 사회를 꿈꾸는지 들어봤다.

촛불집회 이후 가장 큰 변화로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시민들의 주권의식과 비판적 인식의 강화”를 꼽았으며 특히 20대 이하 청년과 청소년들의 주체성이 확대·강화됐다는 점을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부대표는 한계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촛불로 인해 집권했다고 말하면서도 촛불에 참여한 여성들만이 아닌 다양한 소수집단의 목소리를 전혀 듣고 있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여성계의 문제 제기, 일부 보수 기독교 집단의 성소수자·이민자·타종교에 대한 혐오 등을 정치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외면하고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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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박지아씨, ‘박하여행(박근혜 하야를 만드는 여성주의자 행동) 기획단’ 운영

“지난 촛불에서 박하여행은 두 가지를 함께 주장했다.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와 여성혐오는 함께 할 수 없다’. 박하여행은 매주 토요일 집회에 참여하며 성차별 모니터링을 했고, 영화도 보고 강의도 듣고 페미존에 참석했다. 이제 1년이 지났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후 여성 이슈가 해결되는 것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정권이 원하는 과제가 선별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촛불 이전과 달리지지 않은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문제제기하고 싸우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박하여행은 촛불 1주년 기념으로 여성주의 책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김아영씨, 20대 직장인, 서울 강동구 모임으로 참가

“최소한의 정의는 지켜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위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갔었다. 사회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 가는 만큼 혼란도 크게 다가온다. 대부분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 인권에 나중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존재가 없기를 바라며, 어떤 누구에게도 묵인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윤주씨, 서울 송파구, 전문직 종사

“박근혜 정권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세월호에 대해 명확히 해결하지 않고 넘어간 게 가장 컸다. 특히 유가족들이 단식할 당시 폭식투쟁은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세월호 문제를 거론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집회에 나가보니 다들 생각이 비슷했던 것 같다. 나만 혼자가 아니었구나, 무관심하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고 우리 사회의 절망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광장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을 터놓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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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2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9차 범국민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보미씨, 경기도 부천시, 가사도우미

“광화문 집회에 거의 다 참석했다. 요구도 하고 비판도 했다. 저도 경력단절 여성이고 요양보호사, 가사도우미 등의 일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노동정책에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 ‘정리해고·비정규직 악법 철폐, 노동법 개정’를 외쳤다. 집회에 나온 시민 대다수는 노동자이고, 비정규직도 많을 것이다. 집회를 통해 노동 문제가 남보다 급여를 덜 받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불합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힘을 얻었다. 또 중년층, 장년층 할 것 없이 자녀들과 함께 나온 모습이 특히 뜻깊었다.”

이남실씨, 서울 마포구, 딸·아들·남편과 참가

“초기부터 집회에 참가하면서 나 하나 목소리 낸다고 세상이 달라지랴 생각도 했지만, 나중에 그렇게 번진 것이 놀라웠다. 이렇게 작은 힘이 무수히 모였다는 것에 위대함, 충만함을 느꼈다. 중고등학생인 자녀들도 국가의 상황에 의문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가했고 아스팔트 바닥에 분필로 생각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고 느꼈다. 그러나 정말 혁명이 되려면 삶의 기본적 단위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큰 일에만 분노하고 나서는 것만 아니라 주변에서 벌어지는 불합리나 돌봄이 필요한 일에도 촛불을 일상적으로 드는 행동으로 이어져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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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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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호 [사회] (2017-10-24)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runjj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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