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21] 여성에게 내조 요구하는 남성의원 정치할 자격 없다 > 논평/성명

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자료실 논평/성명

논평/성명

[230421] 여성에게 내조 요구하는 남성의원 정치할 자격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3-04-21 15:09 조회204회 댓글0건

본문

 
여성에게 내조 요구하는 남성의원, 정치할 자격 없다
- 국민의힘의 퇴행적 배우자 워크숍 개최를 규탄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배우자 모임’인 ‘동행의힘’ 워크숍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남성 정치인의 여성 배우자만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는 “(선거를) 전투로 따지면 (부인들은) 최고의 정예 장수인데, 그 좋은 우리의 인재들이 모여서 … 워크숍을 통해서 해야 할 일을 분담하도록 했다”고 발언했다.
 
한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9%이고 국민의힘 의원 중 여성의원 비율은 18.2%(115명 중 21명)이다. 적은 숫자이지만 여성 정치인이 없는 것이 아님에도 여성 정치인의 남성 배우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치인의 배우자 모임을 여는 것도 시대착오적이지만 그 모임에 남성 배우자가 없다는 사실은 정치는 남성이 하는 것, 남성 정치인의 여성 배우자는 남성 정치인을 내조해야 한다는 뿌리 깊은 가부장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남성 정치인은 왜 여성 배우자의 ‘내조’를 필요로 하는가. 이미 9명의 보좌인력을 지원받고 있고, 정당의 당직자를 비롯한 지원 조직을 갖고 있음에도 왜 그렇게 여성 배우자의 내조를 필요로 하는가. 여성 배우자의 내조 없이는 정치를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인가.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남성보다 2.5배, 여성의 돌봄 시간은 남성보다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이라도 여성의 돌봄시간은 남성보다 2배 많다. 이미 많은 여성들이 일터와 가정에서 이중노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중노동의 부담이 심화되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저임금과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수두룩하고, 고용과 임금에서 차별을 겪는 여성들이 수두룩하며,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을 단절해야 하는 여성들이 수두룩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요구받는 여성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남성 정치인의 여성 배우자에게 내조 역할을 강요하는 여당 남성 정치인들의 행태는 이 정당이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시민은 온전한 시민권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해준다.
 
남성 정치인의 선거를 위해 여성 배우자가 선거에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과 관행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남성 가부장과 정상가족을 전제하고 설계된 공직선거법 또한 개정되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0조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명시하고 있는데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그리고 예비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은 후보자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과 남성 정치인의 여성 배우자는 남성 배우자의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성차별 고정관념으로 인해 결혼하고 자녀를 두고 있는 남성 정치인은 가족을 총동원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결혼하고 자녀를 둔 여성 정치인 또한 가족을 동원할 수 있지만 여성 정치인의 남성 배우자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남성 배우자가 비난을 받지는 않는다. 더욱이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 정치인, 특히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사는 청년 정치인은 여성과 남성 할 것 없이 가족의 지원을 받기 어렵고, 이로 인해 명함 배포라는 기본적인 활동에서부터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 예비후보자가 1명을 지정해 명함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직계존비속이 있고 이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할 수 있는 남성 정치인과 비교하면, 비혼 정치인 또한 기혼에 자녀를 둔 남성 정치인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50대 이상 중장년 남성 정치인이 전체 의원의 약 70%를 차지하는 현상은 남성 가부장을 기준으로 그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설계된 정치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배우자의 내조를 받을 수 있고, 내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제하는 인식과 제도의 철폐 없이 여성 정치인, 비혼 여성, 청년 여성, 성소수자 등 ‘정상가족’에 속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남성 가부장 정치인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없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 2015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시절 열렸던 부인 워크숍 이후 8년 만에 개최되는 공식 행사로 알려졌다. 8년 만에 동일한 행사가 개최된 것은 국민의힘의 인식이 지난 8년 동안 나아지기는커녕 퇴행했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가부장 남성이 독점한 정치가 얼마나 퇴행적이며, 여성의 시민권 증진에 방해가 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더 이상 이런 후보와 의원을 보고 싶지 않다.
 
2023년 4월 21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64건 2 페이지
논평/성명 목록
[230515] (정치개혁공동행동) 비례대표 늘려야 한다는 놀라운 숙의조… 인기글

  비례대표 늘려야 한다는 놀라운 숙의조사 결과  선거제 개혁 논의, 더 토론하고 숙의해야 정치혐오 여론만 내세우는 반정치적 · 반개혁적 주장 사라져야   국회 정치개…

날짜 : 05-17     조회수 : 223
[230426] (정치개혁공동행동) 선거제 국민 공론조사, 여론조사에 그… 인기글

[논평] 선거제 국민 공론조사, 여론조사에 그칠까 우려돼 공론조사는 충분한 정보 제공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국회는 스스로 설정한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논의하면 안 돼   지난 4월 10…

날짜 : 04-26     조회수 : 304
[230421] 여성에게 내조 요구하는 남성의원 정치할 자격 없다 인기글

  여성에게 내조 요구하는 남성의원, 정치할 자격 없다 - 국민의힘의 퇴행적 배우자 워크숍 개최를 규탄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민의힘은 ‘국회의원&mid…

날짜 : 04-21     조회수 : 205
[230420]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반대하는 여성·시민단체 … 인기글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반대하는 여성·시민단체 입장문   -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절대 반대한다. - 대한민국이 전쟁 개입국가가 되는 것을 강력하게 …

날짜 : 04-20     조회수 : 286
[230417] 거대 양당 기득권 남성 의원들의 반개혁적 전원위원회 인기글

  거대 양당 기득권 남성 의원들의 반개혁적 전원위원회 젠더 관점이 부재한 전원위원회에 부쳐   지난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동안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

날짜 : 04-17     조회수 : 234
[230412] (정치개혁공동행동) 정치혐오 기반한 정수 축소·비례 폐지… 인기글

  정치혐오 기반한 정수 축소·비례 폐지 주장 멈춰야   전원위 2일, 기득권 유지하려는 문제적 의원 발언 볼썽사나워 기득권 줄이고 비례성·대표성 늘리려면 비례대…

날짜 : 04-12     조회수 : 189
no image [230412] (공동성명) 전라북도의회는 졸속적인 전북교육인권조례 제정… 인기글

[공동성명] 전라북도의회는 졸속적인 전북교육인권조례 제정을 중단하고 제대로 된 인권보장제도 마련에 나서라!   전라북도교육청이 전라북도의회에 제출한 「전라북도교육청 교육 인권 증진 기본 조례안(전북교육인권조례안…

날짜 : 04-12     조회수 : 169
[230321] (정치개혁공동행동) 선거제도, '개편'… 인기글

선거제도, '개편'을 넘어 '개혁'으로 나아가야   정개특위 소위 결의안 비례성·대표성 보장 어려워 민심 그대로 반영 위한 실효성 있는 개혁안 마련 필요…

날짜 : 04-07     조회수 : 185
[230322] 조정훈 의원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 인기글

  [조정훈 의원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규탄 성명] 이주여성에 대한 착취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재발의 시도 중단…

날짜 : 04-07     조회수 : 170
[230330] (공동성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 인기글

  성평등과 여성인권 빠진 민주화운동, 민주주의는 없다 - 박원순 전 서울시장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이장 소식에 부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를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날짜 : 04-07     조회수 : 174
[230330] (공동성명) [법무부는 성범죄 무고 수사 골몰하지 말고,… 인기글

  법무부는 성범죄 무고 수사 골몰하지 말고, 성폭력 수사부터 제대로 하라.   지난 3월 6일 한 언론에 따르면 ‘검찰이 경찰이 불송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직접 보강수사를 강…

날짜 : 03-30     조회수 : 224
no image [230307] (공동성명) 정부는 노동자의 건강을 훼손하고 성차별적 이… 인기글

정부는 노동자의 건강을 훼손하고 성차별적 이중구조를 고착하는 주당69시간 개악안을 철회하라!   지난 6일, 고용노동부는 1주일 단위인 연장노동시간 관리단위를 노사 합의로 ‘월·분기&m…

날짜 : 03-08     조회수 : 184
no image [230221] (공동성명) 법무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하지 … 인기글

[성명서] 법무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하지 말라 : 법무부의 성폭력 법률 개정 과제에 대한 악착같은 ‘모두 반대’ 규탄한다   법무부는 2023년 1월 26일 제3차 양성…

날짜 : 02-21     조회수 : 204
no image [230214] (공동성명) 행정안전부는 비영리민간단체 독립성 침해 시도… 인기글

[공동성명] 행정안전부는 비영리민간단체 독립성 침해 시도를 멈춰라   행정안전부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요건 전수조사(이하 전수조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부처마다 조사시기, 제출서류, 소통방법 …

날짜 : 02-17     조회수 : 199
no image [230216]정부조직법 행정안전위 의결에 관한 논평 인기글

정부조직법 행정안전위 의결에 관한 논평 '여성가족부 폐지안' 삭제하는 정부조직개편 당연하다. 정치권은 여성을 볼모삼는 혐오정치 중단하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날짜 : 02-17     조회수 : 257
게시물 검색

(07229)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영등포동 94-59) 여성미래센터 403호
Tel.02-824-7810~1 Fax.02-824-7867 e-mail.wopo@womanpower.or.kr
Copyright (c) womanpower. with 푸른아이티

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