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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8] 여성의날 기념 논평 - 나로서 온전하게, 나로서 존엄하게 -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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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03-08 18:42 조회8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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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여성의날 기념 논평
 
나로서 온전하게, 나로서 존엄하게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 없다 
 
 
2021년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입니다. 100여 년 전의 여성들이 외쳐왔던 생존권과 참정권 요구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일터와 가정에 모두 충실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 비정규직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비정규직으로 더 많이 일하고 있으며,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치영역은 여전히 남성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여성에게 남성이 설정한 기준에 따를 것을 요구하면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대하기는커녕 정치하는 여성들이 직면하는 폭력의 문제에조차 눈감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이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사용되기보다는 기득권을 가진 소수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되는 동시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확대·재생산하는 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기술이 오히려 이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권력을 갖지 못한 절대다수 사람들의 삶을 위태로운 상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여성운동은 그동안 남성이 구축해온 성별에 기초한 차별과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끊어냄으로써 ‘모든 개인이 평등하고 자유롭다’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남성들이 규정해온 어머니-아내-딸이라는 성역할을 거부하고, 남성에게만 허락된 교육과 직업 영역에 도전하고, 남성만을 가족의 대표로 인정하는 호주제를 폐지하고, 여성을 아이를 낳는 도구로만 보는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을 성적대상화는 디지털성범죄를 고발해온 것은 여성 또한 인간이고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경제체제와 정치체제, 종교와 문화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간 지속된, 인간 사회에서 가장 고질적이고 뿌리 깊은 차별입니다. 따라서 성별에 근거한 차별과 착취, 억압을 끊어낸다는 것은 그동안 (성인 남성) 인간이 만들어 온 체제와 규범에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는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 남성) 인간이 구축해온 민주주의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유지하고 정당화함으로써 사실상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소수) 집단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 억압과 착취를 정당화하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노동자라는 이유로, 늙었다는 이유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존재를 폄훼하고 괴롭히고 때로는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차별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부정의가 유지되는 데는 소수 기득권 집단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치적 책임이 있습니다. 내가 받은 차별에는 분노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받는 차별에는 눈감거나 수용하는 태도는 차별의 구조를 영속화시킬 뿐입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다면, 다른 이유로 행해지는 차별에도 민감해져야 하며, 그들과 연대할 때, 우리는 차별의 구조를 해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은 한 사회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 여러 겹의 차별과 억압과 착취로 고통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성장해왔고, 그렇게 할 때 존재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차별을 정당화하는 구조적 부정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정치적 책임을 갖고 구조의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남성화된 정치구조의 개혁, 성평등한 정치구조로의 재편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민주주의의 모순적 구조를 해결하는 시작일 뿐이며,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 이주민 등 그동안 정치에서 배제된 집단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대표될 수 있을 때 성차별 구조를 해체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성차별에 저항해왔던 수많은 여성들의 노력과 투쟁을 기억하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한국정치를 다양성이 보장된 성평등 민주주의로 바꾸는 데 맡은 바 역할을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기 며칠 전에 이분법적이고 이성애 중심적인 성별규범에 맞서왔던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억압적인 성별규범에 당당히 맞서 왔고, 불완전하지만 성찰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왔던 성소수자 활동가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2021년 3월 8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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