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30] (논평) “그래서 우리는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 > 논평/성명

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자료실 논평/성명

논평/성명

[200330] (논평) “그래서 우리는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3-30 13:38 조회938회 댓글0건

본문

 
“그래서 우리는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
 
3월 26-27일 동안 진행된 21대 총선 출마 후보자 등록이 마감됐다. 등록 결과, 253명을 뽑는 지역구 후보에 총 1,118명의 후보가 등록했으며, 남성 905명(더불어민주당 221명, 미래통합당 211명, 민생당 54명, 정의당 61명 등), 여성 213명(더불어민주당 32명, 미래통합당 26명, 민생당 4명, 정의당 16명 등)으로 여성후보 비율은 19.1%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공천 전에 외쳤던 지역구 30% 여성후보 공천은 ‘그냥 해본 말’, 역시 정치인들의 말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을, 특히 한국 정당들과 남성 정치인들이 여성 유권자를 얼마나 기만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한편, 47명(연동형 30석, 비연동형 17석)을 뽑는 비례대표 후보에는 총 310명이 등록했으며, 남성 139명, 여성 171명으로 여성후보 비율은 55.2%로 여성후보 비율이 남성보다 조금 더 높다. 이미 비례대표 후보공천에는 동수원칙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결과는 특이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러 정당들이 여성후보를 홀수번에 배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지키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이번 21대 총선에서부터는 이 원칙을 어길 경우 정당명부 자체를 등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여성 홀수번 원칙이 지켜지게 되었다. 긍정적인 것은 정의당의 경우는 1번부터 3번까지 그리고 11번부터 13번까지 모두 여성을 공천했으며, 여성의당의 경우는 4명의 비례후보를 모두 여성으로 공천했다. 이러한 비례대표 후보명부가 작성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선거에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갖고 있는 장점, 즉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여성들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당공천에 도전했고, 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언론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보여주듯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부정하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얼마 되지 않은 비례대표 의석마저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데 이용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정당이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는 20대 국회를 통해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 이들이 20대 국회에 이어 또 다시 21대 국회 의석이 다수를 차지한다면, 여성·노동자·농민·장애인·성소수자 등은 또 다시 2등시민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다.
 
4월 2일부터 투표가 이뤄지는 4월 14일까지 후보자들의 공식 선거기간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21대 총선에서 어떠한 정책도 이슈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얼마 전에 공론화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21대 총선에 있어 유권자, 특히 여성 유권자의 선택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선거에서 여성/젠더 이슈는 선거의 결과를 가를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한국 여성 유권자들이 남성보다 여성/젠더 이슈에 관심을 더 갖고 있다는 것은 설문조사를 통해 꾸준히 확인되고 있는 반면, 그것이 여성의 투표행태(한국 여성유권자의 투표행태는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난다)에 영향을 미치거나 투표행태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이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는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투표를 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일부 남성 유권자들을 포함해) 여성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고, 온·오프라인 성폭력·성착취를 정당화해왔던 한국의 강간문화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진 만큼, 이번 21대 총선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선택이 정말로 중요하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추적단 불꽃’과 ‘ReSET’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이들 여성의 노력에 호응해 국회와 청와대 청원을 이끌어낸 수십 수만 여성들의 결집이 보여주듯이 한국 여성 유권자는 한국정치의 판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 성폭력·성착취를 성폭력·성착취로 인지하지 못하는 후보들과 정당들이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성폭력·성착취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안전한 보호, 그리고 한국의 강간문화를 바꿀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후보들과 정당들이 21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등록 결과에 나타나듯이 수많은 후보들 중에 성평등 정치와 민주주의를 위해 복무할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이 많지 않다. 그러나 없는 것 또한 아니다. 후보들과 정당들의 정책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여성을 포함해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배제되고 억압된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안전하게 바꿀 의지를 가진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을 찾을 수 있다.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이 국회에 있어야 그동안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배제된 약자의 권리와 안전한 삶이 보장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와 안전한 삶 또한 보장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21대 총선에서 우리는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
 
2020.03.30.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20200415_21대총선_VoteforFeminism #여성이_세상을_연다_여세연 #페미야_국회가자
 
[참여연대] 누구인가 결석 많이 한 사람이, 그러고도 또 출마한다는 의원은?
 
[경향신문] ‘50대 남성’ 주류…여성은 여전히 20% 못 미쳐
 
[한겨레] 총선후보 평균 54.8살, 남성 81%…“청년·여성에 기회” 빈말로
 
[경향신문] 2300억 자산가부터 빚이 22억 넘는 후보까지
 
[경향신문] “저를 뽑아 주십시오”…3명 중 1명은 전과자, 체납자도 14% 넘어
 
[경향신문] 의원 꿔주기 꼼수로 ‘미래한국당 4번’ ‘더불어시민당 5번’
 
[한겨레] ‘비례 순번’ 거대양당이 소수정당 제치고 ‘명당’ 차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64건 8 페이지
논평/성명 목록
no image [210520] (연대성명)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을 즉각 … 인기글

  한국 시민사회 기자회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을 즉각 중단하라!   오늘(5/20) 오전 11시, 160개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

날짜 : 05-26     조회수 : 633
no image [210519] (연대성명) 이름까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멈추자 인기글

이름까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멈추자 성폭력 피해자 신원공개 행위 구속 수사, 엄중처벌을 촉구한다     성폭력 피해자는 개명까지 해야 하는가?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

날짜 : 05-26     조회수 : 697
no image [210520] (연대성명) “한미정상은 한반도에서 분단의 적대적 관계를… 인기글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2021년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여성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한미정상은 한반도에서 분단의 적대적 관계를 해체하여 지속…

날짜 : 05-26     조회수 : 629
no image [210427] (연대성명)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존엄과 인권을 외면… 인기글

[연대성명]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존엄과 인권을 외면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2021년 4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민성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날짜 : 05-26     조회수 : 643
no image [210401] (연대성명) ‘성매매집결지 완전폐쇄 촉구' 온라… 인기글

‘성매매집결지 완전폐쇄 촉구' 온라인 1,000인 선언 서명 포항시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없는 옛 포항역 도시재생사업 전면 재검토하라 !! 최근 포항시에서 옛 포항역사 주변 도시개발사업이 본격적…

날짜 : 05-26     조회수 : 579
no image [210330] (연대성명) 이제는, 반드시, 성평등한 서울을 원한다 인기글

이제는, 반드시, 성평등한 서울을 원한다   이천이십일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일주일이 남았다. 사거리에 플래카드와 유세차량이 “됩니다” “합시다”를 외치고 있다. 그러…

날짜 : 05-26     조회수 : 565
[210416] (논평) [논평] 정치권은 시대착오적인 안티페미니즘을 중… 인기글

    정치권은 시대착오적인 안티페미니즘을 중단하라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채 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당과 야당 가릴 것 없이 남성정치인들의 시대착오적인 안…

날짜 : 04-16     조회수 : 1830
[210408] (논평) "도전하는 페미니스트 정치에서 승리하는 페미니스… 인기글

    4.7 재보궐선거 논평   “도전하는 페미니스트 정치에서 승리하는 페미니스트 정치로 가자”   전임 시장의 성폭력 문제로 공석…

날짜 : 04-08     조회수 : 882
[210324] (성명) 한국의 남성 정치인들에게 고함 2 지금은 입 닥… 인기글

  한국의 남성 정치인들에게 고함 - 2 지금은 입 닥치고 여성들의 절규에 귀 기울일 때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이자 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은 3월 23일과 24일 …

날짜 : 03-24     조회수 : 827
[210318] (연대) 차별은 방역이 아니다 인기글

  차별은 방역이 아니다   지난 3월 17일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고시했다. 외국인노동자 전원, 그리고 외국인노동자를…

날짜 : 03-19     조회수 : 714
[200316] (연대논평) 채용 면접에서의 차별적 질문, 이제는 없애자 인기글

  채용 면접에서의 차별적 질문, 이제는 없애자   채용 차별 철폐,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수적이다 동아제약 면접 당사자의 문제제기로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 질문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

날짜 : 03-19     조회수 : 767
[210317] (연대성명) 미얀마 여성들의 용기 있는 저항과 투쟁을 지… 인기글

    [연대성명] 미얀마 여성들의 용기 있는 저항과 투쟁을 지지한다!  미얀마 군부는 폭력과 살상을 중단하고 민주 정부로 정권을 이양하라!   지난 2월 1일 …

날짜 : 03-17     조회수 : 859
[210308] 여성의날 기념 논평 - 나로서 온전하게, 나로서 존엄하게… 인기글

    3.8여성의날 기념 논평   나로서 온전하게, 나로서 존엄하게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 없다      2021년 3월 8일, …

날짜 : 03-08     조회수 : 854
[210304] (차별금지법제정연대) 故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인기글

  故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 꿈이었다는, 부사관이 되어 뿌듯했다는 변희수 하사를 기억합니다. 차별 없는 군을 만들겠다며 웃음 짓던 그를 기억합니다.  …

날짜 : 03-04     조회수 : 749
no image [210219] (연대성명) 오성규 서울시 전 비서실장은 '공공… 인기글

오성규 서울시 전 비서실장은 '공공기관'을 '책임'질 수 있는가?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임명 반대한다!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서울시장 비서…

날짜 : 02-26     조회수 : 747
게시물 검색

(07229)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영등포동 94-59) 여성미래센터 403호
Tel.02-824-7810~1 Fax.02-824-7867 e-mail.wopo@womanpower.or.kr
Copyright (c) womanpower. with 푸른아이티

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