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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7] “2022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우리 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 활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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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6-07 17:16 조회4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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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는 현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를 내걸고 선거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성평등이 시대적 소명임을 인지하고 성찰하며 행동하는 후보들을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022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우리 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 활동을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8일까지 진행했습니다. 추천받은 후보들에게 1) 자기 소개, 2)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이유, 3)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서 추진할 핵심 공약을 질문하였습니다. 답변들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선거특집 블로그(https://blog.naver.com/gowopo)에 게시하였습니다.
 
동료 시민을 존중하고 이웃이 겪고 있는 문제를 들여다보며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 자질입니다. 여성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가부장제의 차별구조로 신음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평등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여 실천하는 것은 정치인의 의무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후보들을 ‘페미니스트 후보’로 소개하고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은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릅니다. 일상에서 성평등 의식을 지니고 행동하는 것을 넘어 정치인으로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구체적인 로드맵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페미니스트 정치인들에게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선명한 관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이들을 ‘검증’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검증을 계속 시도하는 것, 우리를 되돌아보며 검증할 자격이 있는지를 짚어보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고정된 것이 아니듯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 또한 한 번의 실천으로 획득하고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도가 페미니스트 정치의 한계를 정함으로써 우리의 영역을 좁히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이 무엇인가 하는 끊임없는 고민은 또 다른 고민과 맞닿아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총 54명의 정치인을 페미니스트 후보로 소개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속도는 모두 다르지만 성차별주의를 타파하고자 하는 지향이 명확하고, 이를 위해 고민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후보들입니다.
 
다음은 “우리 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를 진행하며 들었던 활동가의 고민들입니다.
 
- ‘페미니스트’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해하는지 각자의 이해가 달랐음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명확하게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양한 페미니스트 후보들을 조명하고 그 차이를 드러내고 싶었던 의도였으나, 활동가들이 이해하고 지향하는 ‘페미니스트’와 후보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스트’와의 간극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성차별에 반대한다고 하면 모두 페미니스트일까? 페미니즘은 여성만의 관점이 아니라는 후보의 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페미니즘은 정체성일까, 지향점일까 하는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 페미니스트 후보를 추천받는 과정에서 성별 간 차이를 느꼈습니다. 남성 후보의 경우, 개인의 지향이 성차별주의가 아닌 이상 주변에서 그를 추천하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반면 여성 후보들은 주변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로 추천을 받아도 부담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글 서두에 "제가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과 같은 망설임을 보이곤 했습니다. 또한 여성 후보의 경우, 본인이 페미니스트 정치인임을 '입증'하려는 여러 시도를 보였습니다. 예컨대 여성단체에서 활동한 이력, 집중했던 의제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성이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을 억압하는 사회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하나의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 또한 여성에게 장벽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후 이점을 반영하여 여성 후보에게 좀 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할 듯합니다.
 
- 남성 후보들은 본인을 페미니스트 후보로 정의하는 이유를 말하는 과정 중에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성을 차별하는 현실에 대한 이해가 ‘나를 키우느라 고생한 우리 어머니’를 이해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것이 출발점일 수는 있겠으나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면 좀 더 확장된 가치와 정책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 총선과 같이 전국적 의제를 다루는 선거가 아닌 지역의 의제를 다루는 지방선거인데다 상대적으로 가부장성이 두드러지는 지역의 특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 대부분 선거 공보물이나 유세 시 '페미니즘', '성평등'이라는 단어조차 내뱉기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엄마'로 브랜딩 하거나 여성 의제를 '돌봄, 양육, 출산'에 집중하는 경향도 지역에서 더 많이 두드러집니다. 선명하게 페미니즘을 내걸은 후보들만을 조명할 때, 상대적으로 페미니즘 담론이 확산된 수도권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각자의 위치와 속도가 다르더라도 성차별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며 고민하는 후보를 모두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지역의 후보들부터 조명하여 가장 마지막에 수도권 후보들을 공개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출마한 페미니스트 후보자들이 지역만의 성평등 이슈를 발굴하는 작업은 매우 필요하다고 봅니다.
 
- 여성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가 급하게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선거를 뛰는 경우도 목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당 활동가의 전문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여성 공약조차 부실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성 운동 영역에서 우리가 함께 쌓아놓은 자산이 정치로 흡수되는 것은 아닌지, 운동 판의 활동가의 재생산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 고민됩니다. 활동가 개인과 단체는 운동의 재생산을 고려하는 책임감 있는 마무리가, 정당에게는 운동 영역을 존중하는 방식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페미니즘과 정치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당 소속 페미니스트 후보의 경우,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정체성보다는 정당의 정체성이 더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본인을 페미니스트로 소개하는 란에도,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서 추진할 공약을 적는 란에도 정당의 주요 의제들을 함께 적는 경우 혹은 정당 의제만을 적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선거 운동의 시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당의 주요 의제를 페미니즘 의제라 할 수 있을지 그 관계성에 대한 진지한 설득이 없었던 점은 아쉽습니다. 또한 어떤 정당이 페미니즘을 지향한다면, 해당 정당 소속의 정치인은 그 자체로 페미니스트 후보임이 증명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실제로 이렇게 작성해주신 후보들이 많았습니다만, 1) 해당 정당이 실제로 페미니스트 정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있는지 2) 각 지역 의회에서 뛰게 될 개개인의 플레이어로서 가져야 할 성평등 비전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등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평소에 페미니즘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는지, 여성들이 어떤 현실에 있고,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의 얘기들을 담을 수 있기를 바랬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후보들의 답변도 존재했습니다. 후보가 가진 성평등에 대한 비전을 자세히 듣기에는 질문 개수가 충분치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전 기획 당시 질문 수가 많으면 제보 자체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 실무적 부담을 덜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답변을 보니 질문 수를 늘리고, 예시를 제시하는 등 좀 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실무적으로 각 정치인의 성평등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외화 방식과 공간 마련을 통해 좀 더 확장성 있게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예산과 권한이 적은 기초의원에게 실현 가능한 지역 밀착형 성평등 비전을 제시할 것을 얼마만큼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는 계속 고민입니다. 출마에 도전한 페미니스트 기초의원 후보에게 현직 기초의원들의 탄탄한 성평등 공약(예컨대 지역 내 성평등 조례 제정) 등의 충분한 사례가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검증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말과 글에서 큰 결함을 찾아볼 수 없는 후보가 사석에서 가족, 친구, 동료 등을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성평등 교육 이수 현황과 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필요했을까 싶었으나, 그런 자료를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또한 교육 이수 여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폭력 사건들을 보며, 우리의 검증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페미니스트 후보를 공론의 장에 등장시킴으로써 논의를 외면하지 않고자 했고 성평등을 최우선순위로 정치인을 평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위 고민들을 '고민'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페미니스트 정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확장해나갈 것인지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여성단체 활동가부터 직접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까지 우리가 어떤 페미니스트 정치를 원하는지, 어떤 후보자 상을 그리는지 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여성/페미니스트 정치의 역사와 지형을 평가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022년 하반기에 이 작업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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