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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7] "슬기로운 정치생활 ③ 페미니스트 기자"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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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12-29 18:36 조회8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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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사업으로 〈슬기로운 정치생활 ③ 페미니스트 기자〉를 진행했습니다. 
 
한겨레21의 박다해 기자,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와 함께 진행한 사업은 올 한 해 정치권 이슈 TOP3를 선정하고, 21대 국회 개원 이후 정치와 정당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정치권 내 백래시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페미니스트 기자의 시각으로 2020년 한 해의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2021년을 전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Part 1. 2020년 정치이슈 TOP 3
 
모든 사안들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음에도 TOP 3를 선정한 것은 2020년을 관통한 사건이 무엇인지, 무엇이 어떻게 문제였는지 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패널 기자님들은 아래와 같이 TOP 3를 선정했어요.
 
 
 
(박다해)
"20대 국회 마지막 즈음에 여야 대표 모두 여성 후보를 최소 30% 공천하겠다 약속했는데 21대 총선에서 나타난 것은 민주당 지역구 여성 공천률은 12.6%, 미래통합당은 10.2%로 30%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공천 30%와 연결하여, 민주당에서 최고위원 선거를 할 때 최고위원 중에도 30%를 여성에게 주냐 안주냐라고 할 때 민주당 내 젊은 남성의원들이 여성에게 30%를 주는 것은 역차별이고 능력이 있으면 된다는 의견을 냈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소수집단에 대한 적극적 조치와 공정과 평등과 차별 이슈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논의가 더 많이 되어야 하는 개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의당 창당 과정을 보며 놀랐어요. 40일도 안되어서 창당에 성공했고 불과 한달 여 남은 선거에서 0.74%를 득표했는데 기존 소수정당보다 높은 득표율이었죠."
 
"민주당이 애초에 당헌당규엔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로 직무를 상실해서 보궐선거를 할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라고 되어있었지만, 전당원 투표를 내걸었지만 투표율이 30%도 안되었는데 그 부분은 말하지 않고 80% 넘는 찬성을 보였다며 후보를 내기로 했어요. 신뢰를 낮춰가면서 말을 바꾼 점, 긜고 그 이후 남은 재보궐 선거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1위로 꼽았습니다."
 
(박정연)
"지난 5월에 김상희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되었어요. 여성 정치인들이 이런 흐름을 만들고 해나가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과 동시에 겹쳐 생각난 것은 김현미 의원의 불출마 선언 뒤 눈물을 흘린 장면입니다. 이걸 두고 여세연 이진옥 전 대표가 '민주당은 여성정치의 희망이 아니다. 여성을 제물로 삼고 있는 정권이다.'라고 표현했어요. 이 희생 덕에 문 정부에서 여성 국무의원 여성비율 30%를 유지할 수 있었거든요. 여성정치의 흐름을 만든 것과 여성정치인을 사용하는 과정을 봤으면 해서 이렇게 뽑았습니다"
 
"이낙연 대표가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을 개정하고 윤리신고센터와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를 당내 기구로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남인순 의원이 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걸었던 것인데 당 지도부가 그동안 묵살해왔던 것이거든요. 여성정치가 나아가긴 하는데 맞게 나아가는건가 의문이 들었던 지점입니다."
 
(유성애)
"낙태죄 폐지 논의를 끝까지 지켜보자는 의미로 낙태죄 폐지논의를 꼽았습니다. 연말이 되면 폐기가 되겠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해서 뽑았습니다."
 
"기사를 쓰면서 n번방 사건을 어떻게 서술하면 좋을지 고민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잖아요. 공론화가 되면서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성착취라는 개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알게 된 것이 성과라고 생각하고 법원도 심각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 때문에 1위로 꼽았습니다."
 
 
Q. TOP 3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더 주목했으면 하는 이슈가 있나요? ex. 젠더의제는 아니지만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사안, 논의가 중단되어서 주목해야 하는 사안
 
(박다해)
"젠더의제는 아니지만 정치이슈로서 개인적으로는 21대 총선을 기대를 했어요. 최근 몇년동안 일어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바뀌면서 국회가 다양해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했는데, 두 거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양당제가 견고해지는 선거였잖아요. 선거제도 만큼 중요한 의제가 없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고 국회를 압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정연)
"막상 선거제도 개혁이 '개혁'이 아니게 된 순간인데요. 다음 총선을 앞두고는 무조건 선거제도를 개혁해야합니다. 상한선 없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캡을 씌우는 것으로 부칙을 만들었는데. 다양성과 소수정당의 미래가 결정되는 만큼 그 과정을 두고봐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성애)
"사유리씨 비혼출산 논의를 꼽았는데요.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서 생산적인 논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정치권에서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3년 내에는 의무화가 되어야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해결되지 않을까. 법으로 권고할 것이 아니라 의무화를 해야 더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도 모두를 위해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Part 2. 2020년 정치 얼마나 달라졌을까
 
Q. 올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바뀐 장면들이 있을까요? 선거운동 과정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개원 이후에도 여러 번 확진자가 나와서 국회 문을 닫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치권에서 달라진 장면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악수와 같은 스킨십이 줄어서 편해졌다든가, 불필요한 자리들이 사라졌다든가,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든가)
 
(유성애)
"오찬이나 만찬이 . 술이 곁들어진 만찬이 확 줄었어요. 기자들이 참여하는 것도 줄었지만 정치인들이 부르는 것도 줄었어요. 스킨십이 줄어들었고요. 예전에는 악수를 하는 것도 줄었어요"
 
(박정연) 
"국회가 셧다운에 들어갔었는데 정치부 기자들은 재택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주요 취재 경로 중 하나가 백브리핑, 회의 끝나고 이동할 때 붙어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있는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백브리핑을 없애는 걸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안을 물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니 기자단 차원에서 백브리핑은 없애지 않는걸 요청했어요. 플로어 중계로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하지만 들어갈 수 있는 기자가 줄었기 때문에 감시나 견제가 줄어든건 사실이고요. 특수상황을 감안하여 전화를 잘 받아주세요. 그동안 먹었던 밥과 술의 양에 비례해서, 이 기자와 신뢰관계가 있으니 더 이야기해줘도 되겠지. 오찬과 만찬이 더 중요해진 시기인 것 같아요."
 
(박다해)
"옆에서 보면서 느낀 것은 보좌진 시국에 어떻게 일하는지 봤는데 비대면이 안되더라고요. 출근을 요하는 암묵적인 문화가 있는건지. 안전보다는 수직적인 의원실 문화에 맞춰서 위험을 감수하고 출근해야하는 문화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Q.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느껴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이나 되는 의석을 갖고도 지금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법안(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 낙태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 대해 제대로 응답하지 않고 있고, 국민의힘과는 연일 검찰개혁과 공수처법과 관련해 정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국회 내부에서 가까이 지켜본 바에 의하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긍정적인 변화, 부정적인 변화, 또는 변화 없음
 
(박정연)
"여세연 토론회 온다고 해서 며칠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차별금지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랑 몇몇 언론사가 간담회를 가졌어요. 김태년 원내대표한테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입장을 물었는데, 많은 현안들이 있어 논의를 못하고 있다고 대답을 한거에요. '나중에'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일화가 아니었나."
 
"정치인에게 차별금지법 질문하는 것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지지난해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한 모 의원에게 백브리핑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나중에 만찬 때 왜 자신을 공격하냐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왜그런가 했더니 그 문제를 지역구나 기독교세력이 집중 공격을 하는데, 그게 어떤 식으로 이뤄지냐면 한 지역구 의원들을 교회에서 다 부르는거에요. 간담회 식으로 진행하는데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반을 콕 찝어서 묻는다고 해요. 직접적인 압박을 받다보니 지역구 의원은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거죠."
 

(유성애)
"이론적으로는 다 알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대놓고 반대하거나 그게 무슨말이냐고 되묻지 않는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재 때문에 다치는 분들을 줄이자는게 취지인데 노회찬 의원이 발의한적 있는데 이게 현실화되는 날이 올까 했었거든요. 사회부 있을 때 기사를 써도 산재 기사는 사람들이 보지 않더라고요. 몸을 써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공감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게 되었고 민주당이 눈치를 보게 되었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인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다해)
제가 19대 국회 때 출입해서 그 때 국회와 비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21대 국회 개원하고 충격 받은게 김태년 원내대표가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겠다고 한 것이었거든요.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얻었을지언정 100프로를 얻은 것은 아니잖아요. 정치는 협상의 장인데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독식하겠다는 것이 과연 국민의힘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도 민주당이 동의를 했었을 것이냐 라고 할 땐 아니거든요. 그러면 민주당이 모두 상임위원장을 잡아서, 그래도 마땅히 정부여당으로서 해야할 이슈에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적으로 가져갔느냐, 법안을 발의하느냐. 세월호 관련 법안도 아직도 미적지근한 것도 안타까운데. 그것에 민주당이 180석이라는 의석에 대한 책임감을 다 하고 있느냐."
 
 
Q. 여성의원들이 여성/젠더이슈에 소극적이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남성 정치인의 태도는 20대 국회와 비교해서 어떤가요? 기자님들이 보시기에, 여성시민들이 여성의원에게 기대를 걸 수 있는 지점이 있을까요? 
 
(유성애)
"관심이 없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여성의원과 식사하거나 전화로 취재하면서 여쭤보면 다들 고민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지도부가 다 남성이기 때문이에요.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분이라면 재선을 꿈꾸고 삼선을 꿈꿀 수 밖에 업슨ㄴ데 그 과정에서 지도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원들 모임도 있고 의견을 내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죠."
 
"몰래녹음처벌법이라고 해서, 입법 공백이라고 생각해서 법안을 준비한건데, 성관계시 녹음을 하면 처벌하는 법을 대표발의를 했는데 항의전화와 2030남성들의 테러에 가까운 문자와 전화가 빗발쳤다고 하더라고요.제가 파악한 바로는 의원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는데. 어떤 사안에 잇어서 여성들이 의견을 내고 전화나 문자로 행동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비교를 하자는건 아니지만 남성들은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의원실에 전화해서 민원을 하고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려고 하는데 여성들은 부족하지 않나"
 
(박정연)
"박시장 사망 당일에 지도부 일원이던 남성의원과 밥을 먹었는데 의원이 기자들 생각을 들어보고 자기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하는지 가늠하기 위해 밥을 먹은거고 어쨌든 여론의 눈치를 보는건 바람직한 자세라고 보는데. 피해자의 얼굴까지 공개되는 2차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민주당이 당장 2차 피해를 멈추라고 해야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주춤할 때가 아니라고 여성 기자들이 성토했더니 남성의원이 하는 말이 '이거 남인순 최고위원에게 이야기를 해야겠다'는거에요. 나는 무식해서 잘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젠더이슈는 모두 여성의 몫으로 넘어가는 모양새죠."
 
"당헌 개정할 때 전준위에서 젠더전쟁을 벌였거든요. 민주당 조직체에는 30%여성으로 규정해야하는데 최고위원도 여기에 포함할거냐 말거냐에서 젊은 남성의원들이 크게 반대했어요. 비공개 회의에서 막무가내 주장을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여성의원이 여성을 돕는다고 느꼈어요. 여성의원들 변명을 하자는게 아니고 윗세대는 여성의원들의 그런 점을 이해할지 몰라도 젊은 세대는 아니거든요. 젊은 세대를 믿고 역동적인 여성정치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박다해)
"관심이 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심이 없다기 보단, 만나서 대화해보면 이 분이 대외적으로는 여성이슈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남성의원보다 기본적 이해도나 감수성이 높아요. 하지만 대외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은 결국 살아남기 위해선 당 지도부의 공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젠더이슈가 첨예한 갈등이나 대립처럼 나타나는 사회 분위기에서 여성이슈로 지면을 장식하는게 지역구에 좋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거죠."
 
"정치문화가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문화여서 속된말로 패거리 문화라고도 하는데요. 정치인들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형님-아우에요. 이 사람이 나한테 얼마나 충성하고 나와 얼마나 술을 많이 마시고 이것에 따라 내 생존이 결정되는데 여성의원들이 그런 문화에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남성화가 되거나 내 의지를 숨기던가. 아직도 정치에서는 이런 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정부부처에서 여가부 위치랑 똑같아요. 여성이나 젠더의제가 여성만의 이슈는 아니고 결국엔 이 사회의 평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거지 여성이 나서야만 해결되는 이슈가 아닌데도 책임 소재가 불거질 땐 여성의원들, 부처는 여가부를 앞세우는데. 여성의원이나 여가부는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젠더이슈를 특정 누군가만의 책임으로 사소화시키는게 문제적이라고 생각해요. 너희들만의 이슈야. 얕고 게으른거죠."
 
 
Part 3. 그럼에도 우리는 - 달라지고 있는 언론사
 
Q. 요즘 젠더 의제를 다루는 기자도 많아지기도 하고, 데스크의 젠더 감수성이 강조되기도 해서 분위기가 예전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궁금합니다. 반면 어뷰징 기사도 쏟아지고 매체도 많은 언론계에서 페미니스트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직에 계신 입장에서 어떻게 보는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동료 기자들과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박다해)
"요즘엔 뭘 써도 '기레기'가 되는 상황에서, 퉁쳐서 모두 '기레기'로 비판하는거는 독자분들이 원하는 언론의 발전과 무용한 비판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비판할 수 있고 기자들도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야하는데, 잘하는 언론사는 잘한다고 해주고 안되는 언론사는 안된다고 하는게 필요해요. 밖에서 의견이 있어야 안에서 몇몇 기자가 주장하는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그렇구나. 주요 구독자는 50대 중년 남성이 많을테니 회사 내에서 오늘 1면으로 무엇을 쓸 것인가 논의할 때 그런 독자들의 의견을 가장 먼저 듣게 되는거에요. 여성이슈나 젠더이슈가 중요하다는게 신문사 주요 데스크에 와닿을 수 있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게 필요해요.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유성애)
"각자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것을 한다.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취재기자일 때는 취자 기재의 역할에서 노력하고 편집기자일 땐 편집기자로서 할 수 있는걸 하려고 하거든요. 박다해 기자님 말씀이 정확하다고 생각하고. 관심있는 분들의 조언과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노력하는 언론사. 발품 팔고 고민하고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사의 기사를 어떤 식으로든 지지를 표명해주는 것이 안에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바꿔가는데 도움이 된다."
 
"어떤 선배가 예전에 여성정치인과 여성정치인의 말싸움을 기사로 썼는데 제목을 뽑으면서 '설전을 벌인 ㅇㅇㅇ의 두 여인'으로 제목을 뽑은거에요. 그런 것들을 이야기했을 때 시정하고 잘못했다고 바꿔가는 분위기가 중요하고요. 한겨레에서 젠더데스크를 만든것도 다른 언론사가 당장 바꾸진 못해도 '한겨레도 이걸 하잖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블럭을 만들어나가는게 중요 하다는 생각."
 
(박정연)
"여성이슈도 개인적 관심사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미투를 보도한 이유에 개인적 관심사에 의한 문제가 아니란 걸 공동체 전체가 받아들이게 된 계기 같고. 공동체가 같이 인식하고 있는게 큰 변화죠. 술자리에서도 잘 모를 땐 입을 닫고 듣자고 이야기해주는 중년 남성 선배가 있구요."
 
"박원순 시장 사건 있을 때 피해자, 피해호소인을 두고 어떤 단어를 쓸 것인가에 대해서 격한 토론이 있었는데 피해호소인을 썼다 피해자로 바꾼 언론사도 있다 하더라고요. 저희 언론사 경우엔 그래도 다른 언론사의 사정도 제각각일거다. 거기서 여성기자들은 더 고군분투할거다."
 

Part 4. 대한민국에서 페미니스트 기자로 활동한다는 것
 
1. 페미니스트 기자로 정치권 마주하기
 
2017년 국회 출입기자 성폭력 실태 설문조사(미디어오늘, 2017년 8월 20일, “남자 기자·취재원만 있던 술자리, 나는 ‘꽃순이’였다”)에서 응답자 34명(남기자 8명 포함) 중 ‘국회의원’으로부터 성희롱 등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대답이 15명(75%)으로 가장 많았다고 나왔어요. 패널로 모신 기자님들 모두 정치부에서 경험이 있는데요. 여성 기자, 페미니스트 기자가 본 국회, 정치권 이야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ex. 국회 내 기자 문화(공보실, 정치인과의 식사, 기자 단톡방 등), 내가 봤던 어떤 정치인의 모습 등
 
(박다해)
"국회 문화자체가 사회의 어떤 집단보다 젠더감수성이 낮은 집단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보좌진 문화도 군대 문화랑 비슷해서. 국회 출입 당시 제 한켠에 압박이 젊은 여성 기자가 와서 뭘 물으면 우습게 보는거죠. 내가 이사람한테 정보를 얻어야 하는 사람인데 그러려면 술자리에 가서 친해져야하고 술은 먹기 싫고 정보를 얻으려면 남아있어야 하고. 늦은 술자리에 남아있다가 성희롱 경험을 안한 사람이 없을걸요. 보좌진이든 의원이든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내 일을 하기 위해 간것인데 마주하는 경험이 다 있을거에요. 다른 집단보다는 느리게 바뀌는 것 같고요."
 
"보좌진도 보면 여성 보좌관이 많이 없어요. 국회 내 보좌관 비율을 보면 지난해 기준 30.7%인데 의원실 안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8,9급에 몰려있고 정책업무를 담당하는 7급 이상으로 가면 별로 없어요. 여성의제가 잘 다뤄지지 않는 거랑 연결됩니다. 남성보좌관은 관심이 없고. 여성의원도 적고, 여성보좌진도 적고, 아재들의 술자리 문화는 그대로 남아있고 군대식 형님아우 문화도 남아있고. 그런 술자리 이상한 문화에서 제지해주는 보좌진도 적을 수 밖에 없고. 직업 자체가 불안정한 곳이다보니 소신있게 보좌진이 의원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구조인거죠."
 
(박정연)
"한 민주당 남성의원과 밥을 먹는데 남성기자가 한명이고 모두가 여성이었어요. 의원이 덕담을 한다고 저희보고 영부인이 되라고 하는거에요. 영부인이 되라는 걸 덕담으로 하는게 웃긴거에요. 영부인이 되라고 하냐, 여성 대통령이 되라고 해야지라고 기자들이 말하니 '여기자들 역시 기가 세다'고 하는거에요. 여기자들이 기가 센게 아니고 시대가 바뀐거라고 하니 표정이 일그러지는거에요. 그 순간 불쾌함을 참고 의원과 유대감을 이어갈 것이냐, 불쾌함을 참지 않을 것이냐 갈등을 하거든요."
 
(유성애)
"몇년 전 일이긴한데. 보수정당에 계셨던 여성 비서가 버티다가 국회를 나간 분과 만나서 익명으로 인터뷰 했어요. 남자 비서진들이 같이 있는 단톡방에서 그 야동봤냐, 못봤으면 내가줄게 하면서 톡방에서 이야기를 한 경우도 있다 하더라고요. 커피를 타다 줬더니 지역 민원인이 고맙다면서 커피 아가씨라며 십만원을 줬다고 해요. 이 분이 이걸 앞에 의원이 있는데 안받을 수 없어서 받았는데 모욕적이었단 이야기를 했어요. 정책을 하고 싶었는데 행정비서 역할만 하다나왔다 하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지만 일어나는 곳이 국회인거죠."
 
"최근에는, 민주당 의원실에도 여성을 뽑지 않는 의원실이 있다 하더라고요. 의원이 가부장적이라서 남성 보좌진을 선호한다고 들었어요. 그런 것들이 아직도 국회에 있다는걸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2. 페미니스트 기자로 대중 마주하기
 
Q. 기자님이 보도한 기사를 검색하고 수집하면서 씁쓸한 장면을 마주했는데요. 기자의 사진이 ‘남초’ 커뮤니티에 올라온다든가, 기사에 대해 악의적으로 비난한다든가,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처벌해달라는 글도 있었습니다. 최근 미디어오늘의 여성기자에 대한 혐오 관련 기사(미디어오늘, 2020년 10월 12일, ‘기레년’ 욕설에 성폭력 위협까지… 여성기자 혐오 피해 ‘심각’)는 젠더와 정치 분야 여성 기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섭외하는 단계에서 어려웠던 점도 이 지점인데요. 기자가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고 공개적인 자리에 나오는 것이 어떤 용기와 결심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섭외를 요청하는 저희도 조심스러웠는데요. 페미니스트 기자로서 이런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대응하는지, 같이 이야기하고 힘이 되어주는 기자 집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다해)
"원래 기조는 저는 기사가 저의 기준과 회사의 적절한 데스킹 과정을 거쳐 나가면 신경 안써요. 굳이 반응을 찾아보진 않아요. 하지만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생각한게 나는 개인적으로 넘길 수 있는데 다른 여성 후배 기자들에게도 욕설을 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이걸 나서서 잘못되었고 하지말라고 해야 근절될텐데. 내가 괜찮다고 내가 넘기면 안되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선처없는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야겠다."
 
"여성 기자에게 악성메일이 오는걸 회사에서 적절한 대응조치 해달라고 요구를 했어요. 이름이 여성인 것 같으면 년으로 시작해서 성희롱으로 끝나거든요. 한참 혜화역 시위가 있었을 때 후배 기자가 취재를 했는데 남성 기자이름이 앞서 나가고 같이 취재한 여성기자 이름이 뒤에 붙었고 대표 이메일은 남성 기자 이메일이 붙은거에요. 그런데 여성기자 이메일 주소를 찾아서 거기에 욕설 메일을 보냈더라고요. 동시에 해당 남성 기자는 그런 메일을 하나도 안받았어요. 그걸 보며 내가 괜찮다고 넘기면 안되겠단 생각을 했고. 2-3년가까이 회사에 어필한 결과 올해 회사 내에서 언어폭력대응팀을 만들었어요. 회사차원에서 기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해요."
 
(박정연)
"제가 입사한지 얼마 안됐을 때 성희롱 메일을 받고 충격을 받았어요. 야설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놨더라고요. 메일 주소를 구글링 해보니까 한겨레 이정연 기자님한테도 그렇게 한 분이더라고요. 미국의 농사꾼인데. 너무 유명한 분이더라고요. 그분이 이후에도 다른 언론사에다가도 보낸걸 전달로 저에게도 보내더라고요. 한동안 스트레스였어요. 민주당 출입 이후엔 좌표가 찍혀서 공격을 받는 일도 있었구요."
 
"저는 네이버 기자 페이지에 있는 제 사진을 뺐어요. 인간이 쓰는 거니 독자들과의 신뢰관계, 유대에도 좋을 거 같았는데 제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며 욕설이나 야설같은 글이 써지는걸 보고 불쾌하고 참을 수 없어서 사진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유성애)
"여기 토론회에 나온다고 이야기했더니 다른 기자들이 괜찮냐고 하더라고요. 이름과 실명이 나가는건데. 기회가 있을 때 더 이야기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이야기하는게 좋다고 생각되어서 이런 자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기로 다 못전하는 〈슬기로운 정치생활 ③ 페미니스트 기자〉는 여세연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youtu.be/wgSlSL4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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