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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8] 책모임 "시선으로부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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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11-22 15:50 조회8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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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여세연 10월 책모임은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진행했습니다.
 
책모임 이끔이가 나누고 싶은 질문 3가지에 답하며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가부장제의 부조리, 그리고 다양한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끔이 질문 1) 나의 가족/친구/연인/지인들이 나의 죽음 후 어떤 방식으로 기억해줬으면 하나요? 심시선처럼 묘나 납골당 없이 유골이 바다에 뿌려지고, 제사는 지내지 않는 것처럼 유형의 의례를 지내고 싶지 않은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의례를 원하는지, 각자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나눠봅시다.
 
→ 비혼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나의 죽음 이후를 챙겨줄 '가족'이 부재할 것이기 때문에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친구들과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해요. 실버타운에서 함께 살거나, 근거리에 모여 살며 노년의 삶을 챙겨주고, 제사 대신 고인을 추억하는 방법에 대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한대요. 가부자제의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제사나 장례식이 아니라, 애정을 가진 친구들이 고인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나누고 (심시선의 가족들이 그랬듯이) 어떤 물건을 떠올리기도 하고 서로 안부를 나누는 자리를 만드는거죠. 그리고 장례식은 조문객이 많아야 생전에 잘 산 것 같고 죽어서도 타인의 시선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장례식 문화는 이제 없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자만이 상주 역할을 하는 가부장적인 장례 문화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어요. 
 
이끔이 질문 2) 심시선의 가족들은 각자 다른 폭력을 경험했습니다. 심시선은 전쟁으로 가족 모두를 잃었고, M&M의 폭력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었고, 박화수는 염산테러로 PTSD를 앓고 있고, 정해림은 기후위기, 종 멸종이라는 폭력에 맞서는데요. 이들이 경험한 폭력들은 과거에서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시선으로부터,〉에서 그리는 폭력에 대해, 그리고 캐릭터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해봅시다.

→ 책 〈시선으로부터,〉는 정말 다양한 폭력 피해를 다루지만, 폭력을 '폭력적으로'(자극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 폭력에 대해 인물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폭력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주고 미래에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에 초점을 맞추니 읽으면서 끔찍하다는 인상보다는 잔잔하게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M&M의 만행들이 여러번 언급되지만 정확히 어떤 언행이었는지 자세히 묘사하진 않아요. 하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박화수 캐릭터의 선택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 직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선택에 대해 소설 속 인물에 응원하는 마음을 보냈습니다. 폭력 이후에 살아내고 있는 여성의 선택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함께요.

이끔이 질문 3) 심시선 가계도와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보면 '피/혈연' 또는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직접 낳진 않았어도, 나를 닮아 색감이 좋고 커피 취향을 공유하는 딸 홍경아나, 피를 나눈 자매는 아니어도 회사를 같이 꾸려가고 자식 걱정을 털어놓는 이명혜-홍경아 사이처럼 인상 깊었던 가족 관계나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해봐요.

→ 〈시선으로부터,〉가 좋았던 이유 중에 '기가 센 여성들'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기세가 좋은 여성들'이라고 표현한 것이 있어요. 폭력의 시대를 살았고 치열하게 글을 썼고 시대를 앞서 갔다가 평을 받는 심시선으로부터 나온 가지들은('피'가 섞이지 않았더라도) 모두 어떤 단단함을 공유합니다. 결혼과 이혼, 정착과 이주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가족들과 그 관계성에 대해 많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어요. 

후기가 많이 늦었어요. 후기를 쓰려고 이끔이 질문을 다시 찾아보다가 책모임 때 나눈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후기로는 다 전하지 못하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는데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 다른, 하지만 또 같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다음 책모임 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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