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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 "페미니스트 민주정치 학교" 2회차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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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7-09 11:43 조회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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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이번 여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시민교육 협력운영 사업으로 <페미니스트 민주정치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4회차에 걸쳐 정치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재해석, 재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7월 8일에는 <페미니스트 민주정치 학교> 2주차 강의가 열렸습니다! 2주차는 “페미니즘과 정당정치”를 주제로, 정은혜님(20대 국회의원)과 조성실님(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을 모시고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1강 
정은혜(20대 국회의원)
 
정은혜님은 남성 중심의 국회 구성과 정당정치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우리가 원하는 정당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현재 국회는 여성이 과소대표, 남성이 과대대표되는 상황입니다. 21대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이 역대 최고라지만, 여전히 19%에 불과해 OECD 평균보다 낮습니다. 또한, 여성의원 대부분이 비례의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당 규정에는 ‘여성공천 30%’가 명시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당에서 이 조항을 지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은혜님은 선거관리위원회법 등에 여성을 일정 비율 이상 공천하는 조항을 만들어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은혜님은 오랫동안 정당에서 활동하며 정당정치를 경험해왔는데, 기성 정치가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은혜님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계셨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본선경쟁력이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직 여성의원의 경쟁력 등 통계를 들어 반박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고 해요. 
 
또한, 이번 총선 국면에서 더불어시민당의 여성 사무총장 역할도 맡으셨는데, 처음에는 본인의 어린 나이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이 많을 거라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나이보다는, ‘여성’이 사무총장을 맡았다는 것에 놀라움과 호기심을 표했다고 합니다. 여성이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기억이 애초에 별로 없기 때문에 놀라워하는 것도 있겠지만, 총선기획단 에피소드와 함께 생각해보면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므로, 여성의 정치적 능력을 쉽게 과소평가하는 편견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정은혜님은 여성의원 수 자체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당의 중요한 역할을 여성이 맡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당론을 결정하기 위해 의원총회 등이 열리고, 거기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인 구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당 최고위원회 등의 폐쇄적인 구조 안에서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당 최고위원회는 대부분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성의원들은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유의미하게 참여하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무리 여성의원이 많아져도 의사결정기구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거수기’에 불과하므로, 꼭 중요한 자리에 여성이 가야 한다는 점을 덧붙이셨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과 질문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학생분은 “민주당에는 능력 있는 다선 여성의원이 많았는데, 이번 선거에선 불출마한 사람이 많아 아쉬웠다”며 의견을 물어보셨습니다. 이에 정은혜님은 “추미애, 김현미, 박영선 등 많은 중진 의원들이 장관직을 유지하느라 총선에 불출마해 저도 아쉬웠다”면서 현직 여성의원이 불출마한 지역구에선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아 부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21대 국회에서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남성의원들이 “여성이 부의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에 눈치를 보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셨는데요. 여성이 중요한 자리에 가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 정치권을 넘어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강하게 나온다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끝으로 권수현 여.세.연 대표님께서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해 여성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하셨지만, 최근 안희정 조문 논란 등의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회의원을 직접 해보신 입장에서 정은혜님의 생각이 궁금하다”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이에 정은혜님은 본인이 국회에 있던 때, N번방 사건을 대하는 국회 분위기를 보고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굉장히 분노해야 할 일이고 적극적인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여성가족위원회 회의가 발 빠르게 열리지도 못했을뿐더러 열려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데요. 여성의원들 안에서도 세대, 이념 등에 따라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고,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기에 일반화하는 건 경계해야겠지만, 피해자의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지 않는 분위기에 아쉬움을 표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대, 성별, 계급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법안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로 질의응답을 마무리하셨습니다.
 
 
2강 
조성실(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조성실님은 정치하는 엄마들(시민단체)과 정의당(정당)에서 활발히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당정치’ 참여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셨습니다.
 
먼저 정당에서 활동하기 전, 조성실님은 정치하는 엄마들을 만들고 거기서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생활정치’가 무엇인지 경험하셨다고 합니다. 해당 단체에는 정당은커녕 정치 활동 자체를 처음 해보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정치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 간절함은 어디서 왔을까요?
 
사람에 따라 정치를 다르게 정의하기도 하지만, 조성실님은 정치를 ‘사안의 무게, 의사결정의 우선순위, 예산의 배분을 결정하는 과정’으로 정의하셨습니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서는 ‘의제의 위계’가 생기기 마련인데, 중장년 남성이라는 동질적인 집단이 국회를 독점하고 있다 보니 그들 관심사에서 밀려난 여성, 아동 등의 문제는 소외되기 쉬워집니다. 
 
사립유치원 비리, 어린이 생명안전, 스쿨미투, 급식, 독박육아 등 해결이 시급한 사회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상대적 위계에서 뒷번호로 밀려나면 해결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 양육자가 겪는 부조리한 현실과 아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선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 역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마침표를 찍지 못하니까요.
 
조성실님 표현에 따르면, “아무리 밖에서 당사자들이 에너지를 모아 간절함을 전해도, 국회 안에서 누군가 버튼을 눌러주지 않으면 법안 통과는 어렵다”라는 현실의 벽을 절실히 느낀 뒤 ‘정당정치’의 필요성을 절감하셨다고 합니다. 양육자의 입장에서 입법을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한 명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에서 양육자의 정당정치 참여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의원실 비서관, 정당 비례대표 후보자 등 국회와 정당 내부에서 활동하며 생각하게 된 개선점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떤 조직에 가도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 직급을 중장년 남성들이 독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앞서 말씀드린 국회 구성과 마찬가지로 많은 정치 조직이 그렇습니다. 국회든, 정당이든 여성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거죠. ‘이 정도 했으면 됐지’하는 식으로 비당사자의 선의에 기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당의 관리자 이상의 직급에는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성들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하셨습니다. 
 
성평등에 대한 논평 하나를 내보내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 단 한 명의 여성이라도 포진된다면 결과물은 달라질 겁니다. 당 밖에서 지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유실되지 않게, 당 안의 여성 활동가, 당직자 등이 힘을 잃지 않고 이어가야 한다는 말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쌓이다 보면, 그걸 목격하고 용기를 내는 당사자들이 생길 것이고, 다른 방향으로 시도되는 움직임도 많아질 테니까요. 더딘 걸음이지만 여성과 아이들의 삶을 지키는 정치를 해야겠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조직’과 ‘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예를 들어, 사립유치원 문제를 놓고 봤을 때, 사립유치원에 이해관계가 걸린 원장이나 협회 관련 사람들보다 양육자 입장(과거에 양육자였고, 현재 양육자이고, 미래에 양육자가 될)에서 분노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양육자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세력화하지 않으면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이들의 발언은 맨 뒤로 밀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협회장’이라는 조직 타이틀을 가진 이가 정치인에게 한마디 하면 분명 정치적 압박으로 느껴질 거예요. 그만큼 조직이 중요한 것이므로, 세력을 만들어가자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이렇게 ‘페미니즘과 정당정치’를 주제로 한 <페미니스트 민주정치 학교> 2주차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주에는 ‘페미니즘과 선거제도’에 대해 강의가 진행될 계획입니다. 다음주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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