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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검찰의 수사결과와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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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01-06 14:50 조회1,1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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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성평등 정치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검찰의 수사결과와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입장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성폭력 피해자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투쟁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2020년 12월 30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밝힌 수사결과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변호인과 여성단체 대표들이 만난다는 사실이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의 통화 과정에서 전달이 되었다고 밝혀졌습니다. 
 
이 행위는 한국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마주해야 하는 불합리하고 불안정한 위치와 부당한 시선과 편견을 생각할 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며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한국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광역자치단체장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를 드러낸 피해자의 투쟁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과정인지를 이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위력 성폭력 사건을 통해 충분히 경험했고,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2차 가해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박원순 전 시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그 누구에게도 정보를 제공해서도 접촉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듣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회원단체인 만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또한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대한 비판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로 인해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더욱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 데 대해 그리고 피해자와 함께 하고 있는 변호인단과 수많은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여성들에게도 고통과 허탈함과 상실감을 겪게 한 데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일원으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민사회의 생태계를 다시 고민합니다 
 
이유와 경위가 무엇이든 간에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상임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상임대표 한 명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가 행정부나 입법부와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와 협력 속에서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시민단체의 책무를 잊고 권력에 취했던 것은 아닌지, 시민의 이익보다 권력의 이익을 더 배려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성찰과 이를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고 공직자가 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성단체 경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 다른 누구보다 여성/젠더이슈에 관심을 갖고 입법화하고 정책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또한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그러나 남성이 지배하는 정치에서 생존하고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정치에 진입하기 전에 가졌던 페미니스트로서의 문제의식을 잊어버리고, 여성단체들의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남성정치에 편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닌지,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해 여성단체 경력이나 여성대표성의 척박한 현실을 이용하기만 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여성단체 출신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성찰을 요구합니다. ‘최초’가 된 이후에 ‘마지막’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 여성/시민사회의 현실은 척박합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한국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위상을 갖고 있지만 실제 조직 구성과 운영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열악하고 어렵습니다. 많은 시민단체가 소수 활동가들의 피와 땀을 갈아 넣어 유지되고 있듯이 한국여성단체연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활동가들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고강도 노동이라는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활동하고 있듯이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활동가들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되고 유지된 데는 수많은 보이지 않은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활동가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한국여성단체연합도 다른 시민단체도 운동과 활동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젊은 활동가들이 활동가로서의 삶을 지속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이 모색되어야 하며, 민주화 세대 여성들은 이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본질적으로 성차별적인 정치권력의 문제입니다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을 부차적이고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 취급했으며, 민주화의 성과 또한 남성들이 독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여성문제는 언제나 ‘나중에’로 미뤄졌습니다. 이러한 운동권사회의 남성중심주의와 가부장제를 비판하며 여성주의를 내세운 많은 여성단체들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여성단체들의 우산조직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결성되었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이에 속한 여러 여성단체들이 갖고 있는 의의 그리고 이들이 이뤄낸 수많은 성과들은 충분히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86세대 남성들이 현재 한국사회의 권력집단이 되는 과정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해 86세대 여성들 또한 그 권력의 일부가 되었고, 운동권사회의 위계적이고 가부장적인 구조와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 또한 인정하고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을 비난하는 데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이 전면에 나서는 행태는 그동안 남성정치인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온 ‘여적녀(여성의 적은 여성)’ 프레임을 강화하고, 문제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며, 이를 이용해 여성을 정치에서 배제하는 것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성정치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박원순 전 시장 사건뿐 아니라 안희정 전 도지사나 오거돈 전 시장 사건에서 피해자를 위해 무슨 일을 했습니까?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안희정·오거돈·박원순 성폭력 사건을 이용하고자 하는 자당의 남성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중단하십시오. 자당의 성폭력 구조와 문화에는 침묵하면서 다른 정당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은 국민의힘 여성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행위는 분명 잘못됐고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지만 이 사안으로 인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 성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중단되거나 가려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위력 성폭력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정치의 성차별적인 구조 때문이며, 이러한 구조를 만들고 유지시키고자 하는 기득권 남성정치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올해 4월에 진행되는 서울시와 부산시 보궐선거는 전직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진행되는 선거이며, 이 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 심판을 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을 이용한 성폭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도록,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사람이 시민의 대표(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여성 유권자의 목소리가 더 이상 외면당하지 않도록 기득권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정치에 균열을 내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수많은 여성 개개인들의 활동과 노력으로 한국 여성운동은 다시 추동력을 얻을 수 있었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활동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그리고 이후에 올 여성들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성평등 사회에서 온전히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성평등 정치와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여성단체에 대한 비판들을 겸허히 수용하며,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깨어 있는 열린 조직으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존재 이유와 활동의 목적을 잊지 않고 활동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1.01.06.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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