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탄원서] 업무상 위력 성폭력, 더 많은 유죄판례가 필요합니다. > 공지사항

본문 바로가기


공지/활동후기

공지/활동후기 공지사항

공지사항

[연명탄원서] 업무상 위력 성폭력, 더 많은 유죄판례가 필요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9-03-06 11:20 조회1,721회 댓글0건

본문

연명탄원서
 

업무상 위력 성폭력, 더 많은 유죄판례가 필요합니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합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적게 보고 되어 왔습니다. 2012년 341건에서 2014년 449건, 2016년 545건 2017년 597건으로 겨우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6년 경찰청 ‘갑질 횡포 근절 TF’ 특별단속기간 9~12월에 검거된 431명 중 90% 가까이 직장·조직 내 성범죄였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공공기관 400곳과 민간사업체 1,200곳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78.4%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이중 76%는 20-30대였습니다. 피해자 중 78.4%는 ‘참고 넘어갔다’고 했습니다.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성의 50.6%가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정치권 내, 군대 내, 학교 내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동일하게 나오는 응답입니다.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다’.

2018년 3월 5일, 한국에서 대통령 차기 후보로 꼽히던 정치인이 비서에게 업무상 부른 자리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했고, 이를 잊어버리고 비밀을 유지하라고 해왔다는 발언이 나왔고, 다음 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추행, 강제추행으로 고소되었습니다. 
 
1심 판결은 무죄였습니다. 성폭력 판결에서 피해자 진술은 중요한 증거인데, 이 증거를 판단함에 있어서 ‘피해자답지 않다’는 편견에 입각한 의심으로만 평가했습니다. 또 위력은 ‘존재’하나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평소에는 업무상 상하관계와 전적인 임면권이 인정되나 성적인 행동이 존재할 때는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진 ‘평등한 존재’ 라고 보았습니다. 가해자의 입장만을 대변한 판결이었습니다.

2019년 2월 1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라는 증거를 평가함에 있어서 자유심증주의의 합리적 기준으로 대법원이 제시한 바 있는 ‘성인지 감수성’을 확인하였고, 피고인 심문을 통해 피해자 진술 증거평가를 보완하여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위력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원용함으로써 업무상 위력으로 자행한 성폭력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고 처벌해야 할지 제대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 협소합니다. 대법원 판례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감정적’ 판결이라는 주장이 일간지 칼럼에도 실리고 있습니다. 재판부의 심리와 증거주의자체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가해자/피고인 측에서는 피해자를 가해자로 부르는 공격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 2심 재판에서 이미 다루어진 수많은 증거와 자료 중 일부를 집어 들고 왜곡된 내용을 씌워 ‘새로운’ 내용인 것처럼 법원이 아닌 대중과 언론에 제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여성노동자회가 2017년 7월에 발표한 조사를 보면, 성폭력을 당한 뒤 파면이나 해고 등 신분상 불이익을 당하거나, 따돌림, 폭행, 폭언, '꽃뱀' 꼬리표 등 정신적 학대를 겪은 비율이 절반이 넘는 57%였고, 그로 인해 10명 중 7명이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2차적 피해는 본래 피해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은 틈에 더 큰 피해를 만들어냅니다. 
 
2017년 춘천지방법원 홍진영 판사(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논문 <국민참여재판에 따른 성폭력범죄 재판 운용의 실무적 개선방향에 대한 고찰>에 따르면 2008년~2016년 성인 남녀 강간·강제추행 사건에서 1심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건 중 14건이 배심원 판단과 재판부 판결이 엇갈렸는데, 그 중 12건이 배심원 무죄 판단을 재판부가 유죄로 선고하고 상급심에서 유죄로 확정되었습니다. 배심원은 처벌 방향의 법감정, 재판부는 무죄추정을 할 것 같지만, 성폭력 사건에서는 유독 ‘성폭력 통념’과 편견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2018년 한국사회를 흔든 미투운동은 변화를 위한 생존의 외침입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위계화된 사회에 쏘아올린 긴급 구제신호입니다. 그런데 본 사건의 피해자를 포함하여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열애’ ‘불륜’ ‘가십거리’ ‘피해자라기엔 너무 OO하다’ ‘다른 의도가 있다’ ‘꼬셨다, 좋아했다’ ‘OO 옷을 입고 있다’ ‘XXX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과거에 XX했다(고 한다)’ ‘OO를 노린 것 같다’ 등등 ‘성폭력 편견’의 포화를 견디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도 바로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적인 사고와 가해자 가진 사회적 권력,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힘이 결합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힘은 여전한 위력으로 작동하여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발생구조를 해결하는데 큰 장벽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업무상 위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내리는 대법원의 판결은 수많은 업무상 위력 성폭력에 대한 경종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2심 판결을 통해 위력 성폭력에 대한 정의로운 재판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합리적 판단에 대한 기준, 위력에 대한 해석은 그동안 대법원이 쌓아올린 판례에 의거한 것입니다. 이는 사회 저변에 여전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지렛대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이제는 침묵하게 하고, 해결되지 못하게 하고, 신뢰를 갖지 못하게 하고, 위협감을 높여온 성폭력에 대한 ‘2차 피해’를 제대로 막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대답하고, 논의와 학습을 제공해야 합니다.
 
부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엄중히 처벌하여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울리고, 지금도 말하지 못하고 침묵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와 성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비난과 낙인 대신 정의와 상식으로 화답하여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019. 3.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 및 시민 일동
 
연명하기 ➡️ https://goo.gl/forms/zloUW1ruAjdUxa0z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94건 1 페이지
공지사항 목록
공지
2022년 공익법인 결산서류,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 첨부파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정기부금단체(공익법인)로 매년 결산서류 및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등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정치 실현을 위한 여세연의 활동을 든든하게 지지하고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소중한 기…

날짜 : 05-02     조회수 : 1199
no image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제25차 정기총회 결과 및 임시총회 소집 공고

안녕하세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입니다. 지난 2월 23일에 개최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제25차 회원 정기총회 결과를 공유드리며, 회원 임시총회 소집을 공고합니다.   제25차 정기총회 결과…

날짜 : 04-05     조회수 : 30
제25차 회원정기총회 공고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제25차 회원정기총회 공고   일시: 2024년 2월 23(금) 오후 7시 30분~9시 장소: 서울여성플라자 4층 아트컬리지2 ※ 여세연의 후원회원이라면 누구든지 …

날짜 : 01-25     조회수 : 103
no image 9월 27일(수)~10월 6일(금) 사무국 부재 알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아시아·태평양 여성과 법, 개발 포럼 Asia Pacific Forum on Women, Law and Development(APWLD)과 파트너십을 체결, "지속가능발전목표 모니터…

날짜 : 09-25     조회수 : 913
(~9/18 마감) 경남 페미정치 시민참여단 모집

  경남 페미정치 시민참여단을 모집합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대는, 시민과 함께 경남 지역의 여성 정치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시민참…

날짜 : 09-12     조회수 : 233
8월 9일~23일, 매주 수요일 [젠더와 정치사회 세미나] 젠더정책과 여…

  [젠더와 정치사회 세미나] 젠더정책과 여성대표성의 정치사회적 동학   일시: 8월 9일~23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온라인 줌(Zoom) 신청: bit.ly/gender_aug &n…

날짜 : 08-04     조회수 : 288
7월 13일(목)~21일(금) 사무국 부재 알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 활동가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정치포럼(High Level Political Forum)에 참여하기 위해뉴욕 유엔 본부로 떠납니다.   7월 13일(…

날짜 : 07-12     조회수 : 247
7월 19일(수), 민선 8기 1년, 광역자치단체 성평등정책 평가 토론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연합운동조직강화위원회 토론회 소식 공유드립니다. : )   민선 8기 1년, 광역자치단체 성평등정책 평가 토론회 '지역…

날짜 : 06-28     조회수 : 236
6월 28일(수),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한국의 현황과 대응…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   6월 28일(수) 오후 1시 30분 - 3시 30분   웨비나 등록:…

날짜 : 06-27     조회수 : 181
6월 30일(금), <공론조사 이후 선거제도 개혁의 과제와 전망&g…

  <공론조사 이후 선거제도 개혁의 과제와 전망> 국회 토론회   지난 5월 6일과 5월 13일에 걸쳐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에 관한 국민 공론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이 공론조사…

날짜 : 06-27     조회수 : 170
정치 뉴스 큐레이팅 소식지 페미-뷰를 시작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정치 뉴스, 당신에게는 페미니스트 시각이 필요하다."  정치 뉴스 큐레이팅 소식지 페미-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2주에 한 번,&n…

날짜 : 04-11     조회수 : 273
4월 1일(토), "국회의원 적정 정수 논의를 위한 시민 패널 토론회"

    "국회의원 수, 늘려? 말어?" 국회의원 적정 정수 논의를 위한 시민 패널 토론회   일시 : 2023년 4월 1일 (토) 오후 2시~5시 장소 : …

날짜 : 03-24     조회수 : 260
no image 3월 17일(금)~23일(목) 사무국 부재 안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입니다.   사무국 활동가들은 3월 17일(금)부터 23일(목)까지 APWLD(Asia Pacific Forum on Women, Law and Development 아시아태…

날짜 : 03-15     조회수 : 232
3월 4일(토),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도 함께 하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3월 4일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만나요! -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

날짜 : 02-15     조회수 : 376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제24차 회원정기총회 공고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제24차 회원정기총회 공고   3년만에 비대면으로 개최되는 회원정기총회인만큼 얼굴 보며 반갑게 인사 나누고 서로 힘을 주고 받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

날짜 : 01-27     조회수 : 312
게시물 검색

(07229)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영등포동 94-59) 여성미래센터 403호
Tel.02-824-7810~1 Fax.02-824-7867 e-mail.wopo@womanpower.or.kr
Copyright (c) womanpower. with 푸른아이티

국세청